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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brew Diary - 콜롬비아 인마쿨라다 게이샤 내추럴


  • 안데스의 떼루아가 빚어낸 연대의 미학, 인마쿨라다 게이샤

커피를 마신다는 건, 그 한 잔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서사를 마시는 일입니다. 오늘은 화려한 미사여구 대신 상생이라는 따뜻한 토양 위에, 흔히 '신의 커피'라 불리는 게이샤의 품격을 피워낸 커피를 소개합니다.


콜롬비아 인마쿨라다 펠로우 팜즈 게이샤 내추럴입니다.


  • [오리진 스토리] 상생으로 피워낸 게이샤

스페셜티 커피 애호가라면 게이샤라는 이름만으로도 설렘을 느낄 것입니다. 압도적인 향미 복합성 덕분에 전 세계 미식가들에게 최고의 품종이라 찬사받는 커피죠. 하지만 게이샤는 그 화려함 뒤에 재배하기 까다롭기로 악명 높은 예민함을 숨기고 있습니다. 뿌리가 약해 영양분 흡수율이 낮고, 생산량이 일반 품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마쿨라다 농장의 펠로우 팜즈 프로젝트가 빛을 발합니다. 기후 위기와 생산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 소농들에게 인마쿨라다의 선진적인 농경학적 데이터와 노하우를 이식한 것이죠. 덕분에 카우카 밸리의 비옥한 화산토와 2,000m에 달하는 고도가 만들어낸 떼루아가 게이샤 품종에 온전히 깃들 수 있었습니다.


  • [가공 방식] 완벽한 제어가 만들어낸 클린 내추럴

이 커피는 체리 껍질을 벗기지 않고 건조하는 내추럴 가공을 거쳤습니다. 자칫 과발효된 뉘앙스가 남기 쉬운 방식이지만, 인마쿨라다는 다릅니다. 최첨단 건조 시설에서 온도와 습도를 정밀하게 통제하여, 내추럴 특유의 펑키함 보다는 티 라이크(Tea-like)하고 투명한 클린컵을 완성했습니다. 잡미 없는 깨끗한 배경 위에 향미가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 [향미 노트] 베르가못과 트로피컬의 우아한 공명

게이샤 품종의 시그니처인 플로럴 노트와 콜롬비아 특유의 단맛이 완벽한 밸런스를 이룹니다.

첫 모금에서는 게이샤 특유의 하얀 자스민 향에 더해, 얼그레이 티를 연상케 하는 베르가못의 시트러스한 향기가 코끝을 우아하게 감쌉니다. 이어지는 맛은 반전의 매력을 선사합니다. 섬세한 차의 느낌 뒤로 패션후르츠와 잘 익은 망고의 녹진한 과일 단맛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내추럴 커피임에도 불구하고 클린하게 떨어지는 여운이 일품입니다.

목 넘김 후에는 황설탕을 녹인 듯 묵직하고 시러피한 질감이 혀를 기분 좋게 감쌉니다. 복합적이지만 난해하지 않은, 직관적인 미식의 즐거움입니다.


  • [추출 기록] 선명함을 위한 설계

게이샤가 가진 섬세한 베르가못 향을 뭉개지 않고 선명하게 피워내기 위해 1Zpresso ZP6 그라인더와 오리가미 에어 S 드리퍼를 매칭했습니다.

ZP6 특유의 균일한 입자는 잡미를 배제하고 클린컵을 극대화해주며, 오리가미의 빠른 유속은 향미의 레이어를 입체적으로 분리해 줍니다. 92도의 물을 1:15 비율(원두 16.5g, 물 250ml)로 사용하여 부드럽게 추출했더니, 마치 잘 우려낸 고급 홍차에 열대과일 즙을 떨어뜨린 듯 투명하고도 화려한 뉘앙스가 컵에 가득 찼습니다.


예민한 게이샤가 낯선 땅에서 깊게 뿌리 내릴 수 있었던 건, 혼자가 아니라 함께였기 때문입니다. 이웃 농부들의 정성과 인마쿨라다의 기술, 그리고 천혜의 자연이 만나 탄생한 이 한 잔.

우아한 꽃향기 속에 담긴 농부들의 땀방울과 연대의 가치를 음미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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